다시 관계를 고민하다 by James



생각보다 살이 많이 빠지진 않았다. 아무래도 토요일 점심 때 먹은 게 조금 과했던 것 같다. 어쨌든 몸의 형태가 달라지기 시작했고 거울 속 내 모습이 점점 달라지는 게 기분이 좋다.

좋은 사람들을 만날수록 말이 더 많아지는 자신을 느낀다. 그만큼 공감을 하고 공감을 바라는 내용이 많다는 거겠지. 그 속에서 나는 사회로부터 안전하단 마음이 드는 거겠지. 어젠 그 마음이 커서 꽤 오래 수다란 걸 떨었던 것 같다. 저 고민이 있어요, 라고 얘기할 수 있는 대상이 있다는 건 나름대로 살아갈 만한 삶이라 생각한다. 감사하다.

요즘 나는 다시 관계에 대해서 고민한다. 관계를 확장해서 세부적으로 나누면 가족이 될수도 동료나 연인이 될 수도 있을테다. 어쨌든 나는 그 관계를 되돌아보고 앞으로를 예상해보는 시간이 많다. 시간이 많기 때문에 가능한 일인데, 그 와중에 놀라운 건 예전엔 전혀 생각지 못했던 것들이 툭툭 튀어나올 때다. 비슷한 고민을 예전에도 했을진데, 그 대답이 새로워 내가 나이 들어감을 느낀다. 그런데 그게 좋아서 나는 지금 내 나이가 좋아지기 시작했다. 확실히 작년과 나는 다르다고 느껴진다.

그렇다고 이 곳에 하나하나 풀기엔 내 기억이 짧다. 단순히 문장 몇 개로 풀 수 있는 내용이 아니기도 하다. 어제 큰 기대없이 봤던 <동경가족>을 보며 몇 번이나 울었는지 모르겠다. 감정을 일부러 만들어내는 곳보다는 어깨에 힘을 빼고 툭툭 건드리는 연출에선 버틸 수가 없었다. 가령 어머니가 막내 아들 여자친구에게 “너가 잘 모르겠지만..” 이라고 얘기하며 아들의 경제관념에 대해 농담반 진담반 얘기하며 돈을 맡기는 장면에선 피식 웃어 버렸다가 퍽 하고 눈물이 터져버렸다. 그만큼 요즘 나는 관계와 가족 나아가 나와 앞으로의 삶을 함께 할 사람들에 대해 생각한다는 것일테다.


다음 주는 추석이다. 나는 이미 열차표를 구했고 편안히 다녀오면 된다. 이번엔 아마 두 분 다 술 한잔 하시겠지. 그리고 다음 주엔 내 관계에 조금 변화가 있는 일도 생길 예정이다. 큰 기대는 없지만 어쨌든. 이번 주부터는 이제 조금 더 서늘해졌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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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마치,
내가 불행의 문을 두드린
네 번의 짧은 노크 소리와도
같은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