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의 삶 by James


  건강히 잘 지내고 있다. 큰 일은 없었다. 공냥이의 경우, 끊이지 않던 재채기 때문에 병원에 다녀왔다. 분말약과 캡슐을 받아 왔는데, 일전에 한 번 캡슐을 먹이려다가 서로가 너무 고통스러웠던 기억이 있어 두려웠다. 하지만 건강을 위해 어쩔 수 없었고, 검색을 통해서 몇 가지 방법을 터득했다(그 중엔 잘 달래면 알아서 먹는 애들도 있었다!). 내가 했던 방법은 공냥이의 몸을 뒤집고 양 허벅지로 잡은 후 얼굴만 나오게 한 후 입을 벌려 먹이는 방법 이었다. 이 때 나는 혹시나 하는 생각에 매번 두꺼운 청바지를 입었다. 총 6번 먹였는데 한 번에 먹은 적도 있고 시간이 많이 걸린 적도 있었다. 첫 날엔 왼손으로 공냥이 목을 잡고 있었는데, 자꾸 실랑이를 하다보니 내가 목을 너무 세게 잡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 순간에 정말 두려웠다. 내가 잘못하다간 애 목을 꺾을 뻔 했구나 싶었다. 그것때문인지 몰라도 매번 약을 먹을 때 입을 벌리고 약을 넣는 오른손이 벌벌 떨렸다. 이렇게 먹이면서 자신감도 붙었고 무엇보다 좋은 건 재채기도 멈추고 콧물도 멈췄다는 것이다. 많이 건강해졌다.

  스터디를 시작했다. 후배가 하던 스터디에 초청(?)을 받아서 같이 하기로 했다. 같이 공부를 하면서 느꼈지만, 나는 할 일이 많아야 일을 하는 사람이었다. 뭔가 벅찰 정도로 할 거리가 많아야 그것에 푹 빠져 내 할 일을 하는 타입인 것이다. 일이란 게 보통 공부지만, 공부의 양이 많아야 함은 자명했다. 같이 모 기업의 인적성문제를 풀기도 하고, 상식 공부를 하기도 했다. 나와 거리가 있던 경제 용어를 외우고 있는데, 특히 펀드나 증권 관련 용어들은 대체 뭔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 용어 설명이 간략하기도 한데, 네이버의 도움을 받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7월 말에 토익을 봤다. 시험장을 나오면서 내 생애 가장 잘 쳤다는 느낌이 들었고 점수가 많이 오를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8월 토익은 신청하지 않았다. 이 정도면 충분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점수를 받고는 실망했다. 딱 10점이 올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랴부랴 8월 말에 있는 시험을 추가로 신청했다. 그런데 성가신 것은, 이번 주에 시험이 있는데 그 때 부산에 내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부산 시험장에 신청을 했다. 그리고 그 시험장은 공교롭게도 내 중학교 모교다.

  부산에 잠시 내려갔다 올 예정이다. 지금 내려가는 것은 추석 때 내려가지 않기 위함이다. 추석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지금, 왠지 친척들을 만나고 싶지 않았다. 부모님께선 뭐라고 하실 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내려가지 않을 계획이다. 이번 연휴는 주말이 끼어 있어 짧다는 핑계를 대고 싶지만, 취업준비만 하는 내게 연휴란 무의미해서 할 말이 없다. 그리고 내려가 있는 동안 공냥이를 지인에게 맡기기로 했다. 걱정이 많이 앞서는게 사실이다. 나와 함께 있으면서 다른 집에 맡기는 건 처음인데, 가서 잘 적응할지 제일 걱정이다. 최근에 이동장에 들어가서 병원에 다녀올 때면 매번 이동장에서 볼일을 봤다. 그게 아마 또 다른 곳에 데려가지 않을까, 라는 걱정에서 나오는 행동인 것 같기도 한데 잘 모르겠다.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 분이고, 그 고양이를 또 다른 곳에서 맡기고 공냥이를 맡아 주시는 거라서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다. 그 집 고양이가 사납기도 하고 공냥이가 다른 고양이와 있으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 때문이다. 그래도 먼저 얘기해줘서 안심이 되었다.

  부산에 내려가도 할 일이 크게 정해진 건 없다. 그냥 스터디 준비나 하고 인적성 문제집이나 풀 예정이다. 그것만으로도 시간이 훌쩍 지나갈 것 같다. 그리고 이번엔 부모님께 공냥이의 존재에 대해서 얘기할 예정이다. 분명 처음엔 내켜하지 않으시겠지만 잘 이야기할 생각이다. 내년 2월에 있을 졸업식 때 집에 오실텐데 그 전에 미리 말씀 드려야 한다. 그 때 내가 취업한 상태라면 좀 나을까.

  살은 많이 빠졌다.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살을 뺐을 때 가장 기쁘고 자신이 살이 빠졌다는 걸 명확히 깨달을 때가 아마도 이전에 작아서 못 입던 옷이 맞을 때가 아닐까. 오늘은 일전에 너무 마음에 들어서 세일할 때 구입했지만 작아서 못 입었던 피케셔츠를 처음으로 입었다. 그래서 기분이 좋아서 인스타그램에 셀카도 올려 버렸다. 이번 부산에 내려갈 때 갖고 가서 입을 생각이다. 이런 순간이 좋아서 오늘도 운동을 열심히 했다. 운동을 꾸준히 하면 빨래를 자주 해야 하는데, 특히 요즘과 같이 비가 많이 올 때면 참 성가시다.


  그건 그렇고 부산에 내려갈 때도, 그리고 부산에서도 비가 올 예정인데 이번엔 신발을 뭐 신고 가야하나. 



덧글

댓글 입력 영역


메모장

그것은 마치,
내가 불행의 문을 두드린
네 번의 짧은 노크 소리와도
같은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