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가 끝나고 곧 주말 by James


  여행을 다녀와서 몸을 추스리고 한 주가 흐른 후, 또 한 주의 끝이 다가온다. 오늘은 12시 부터 수업이 있었다. 아침부터 잠이 오는 상태로 과외를 하고 학교로 돌아왔다. 근처 카페에서 아메리카노를 마시면서 심각하게 고민했다. 수업을 빠질까 말까.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그 내용을 올렸더니 대부분이 들어가지 말라고 했다. 서로 무겁지 않은 이야기를 나누며, 누구나 같이 놀고 싶어하는 마음을 공유했다. 최근에 이 수업이 좀 지루했는데 오늘은 특히 가기가 싫었다. 원래는 어딘가로 혼자 나가려고 했는데, 돈도 별로 없고 막상 갈 곳도 없어 보여 50분까지 고민하다가 강의실로 향했다.

  후반기 취업 시장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가진 점수도 없었고 회사들에 대한 정보도 없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오는 취업설명회 관련 문자는 나에게 무의미했다. 당장에 토익시험이라도 쳐야겠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다. 점수를 올린 후에 보겠다는 핑계와 아직 시급성을 못 느끼는 내 몸이 하나로 뭉쳐 저항하고 있다. 날은 추워지고 있고 그만큼 취업의 문도 차갑게 닫히는 듯한 느낌이다. 봄이 되면 따뜻하게 다시 열릴까.

  실제로 랜섬 제품을 신은 사람은 거의 처음 인듯. 이 신발을 신은 분께 요즘 내가 쓴 글에 대한 지적을 많이 받는다. 정신없게 써서 가는 게 대부분이라고 변명하진 않는다. 그런 상황에서도 제대로 써야 진짜 실력있는 글일 테니까. 마치 번역에 집중하다보니 제대로 된 표현은 신경못쓰는 글 같은게 내가 내 글을 보고 느끼는 점이다. 논술은 진짜 늘지 않는다. 이제는 논지도 뒤엉켜있다.

  음반은 구입하지 못하고 음원으로 듣고 있다. 좋다. 원레코딩인데도 좋다. 특히 이 곡은 최근 음악 스타일이 많이 느껴진다. 전주 리프가 좋다.

  <사운드 오브 노이즈>를 압구정에서 보다. 아는 동생이 <도가니>를 보자고 했는데, 그건 보지 못하고 뭘볼까 하다 이 영화를 선택했다. 소리에 관한 영화는 언제나 좋아한다. 내가 제일 빠지는 부분은 아무래도 귀가 들리지 않는 상황들이다. 그 효과를 위해 영화는 가끔 '삐-'하는 소리를 첨가한다. 나는 그 소리를 오른쪽 귀에 달고 산다. 요즘 의식하지 않으면 잘 들리진 않지만, 그래도 들리는 건 사실이다. 이 이명현상은 약이 없다. 현대 의학으론 힘들다. 그래서 나는 여전히 전화는 왼쪽으로만 받는다. 언젠가는 이 이명조차도 사라지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하며 두렵기도 하다. 이 영화는 그 들리지 않는 상황에 관한 영화는 아니다. 즐겁게 볼 수 있다. 사물과 몸이 만들어내는 소리들로 이루어진 음악(분명 사운드에 손을 봤을테지만)들은 좋지만, 그게 쓰레기라 치부하는 클래식에 비견할 수 있다고는 볼 수 없다. 수단이 바뀐다고 해서 그게 무조건 좋은 음악적 결과를 창출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마지막 전기 신은 좋다.

  같이 본 동생이 지갑을 사야한다고 해서 내가 골라줬다. 돈이 한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남자 지갑을 살 수 있는 곳은 막상 찾아보면 별로 없다. 이 제품은 우선 튼튼했고, 스티치가 마음에 들며 카드 넣을 수 있는 곳이 넉넉해 구입하라고 권유했다. 만약 내가 지갑이 없었으면 이걸 샀을테다.


  압구정에서 영화를 보고 칼하트에 수선 맡긴 셔츠를 찾고 이태원 mmmg에서 프라이탁을 구경했다. 이태원 NSW와 아디다스 오리지널스를 구경하고 명동으로 가서 지갑을 샀다. 이후 걸어서 광화문 이마빌딩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신 후 교보 핫트랙스에서 두 음반을 샀다. 많이 걸었고 이동 거리가 길었던 날이다. 향뮤직에선 품절된 델리 스파이스 한정판이 있어 구입했다. 그리 한정 느낌은 들지 않는다. 최근에 다시 듣기 시작한 레니 크래비츠는 이번 음반도 좋다. 너바나 <Smell Like Teen Spirit> 앨범 20주년 판이 있어서 구입하려다 말았다. 내가 이 앨범을 갖고 있는지 없는지 확실치 않았기 때문이다.

  개천절이었던 월요일, 지기님을 만났다. 아침 과외가 끝나고 연락드렸더니 흔쾌히 나오겠다고 하셔서 만났다. 경복궁 근처 봉피양에서 물냉면과 만두를 배불리 먹고 북촌으로 넘어 왔다. 휴일이라 그런지 광화문 근처엔 사람이 너무 많았다. 하지만 북촌 공드리엔 사람이 없어 조용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저녁에 퇴근 하신 국화님을 만나 어디갈까 하다 알라딘 중고서점으로 향했다. 음반도 판매 중이었는데, 지기님은 '허접데기들' 뿐이라 맹비난하셨고(식견이 낮은 내가 보기에도 그랬다) 나는 그 중에서 이 비틀즈 리마스터 앨범들을 찾았다. 저번 리마스터 중에서 아직 구매 못한 것들이 있었는데, 사진에 찍은 세 음반이 없었다. 돈이 많지 않아 이 중에서 두 개만 구입했는데, <Beatles for Sale>이 너무 좋다. 새 제품인데 각 1만원에 구입했다. 요즘 사는 음반들은 거의 성공하고 있어 음악 듣는 재미가 좋다.

  날이 선선해지는 건 좋은데 낮에는 더워 조금 성가시다. 가디건을 입고 나갔다가 들고 다녔다가 또 입고 오기를 반복한다. 저 신발은 신을수록 좋은데 뒷축이 빨리 닳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이번에 파란색 제품이 새로 나왔는데, 내가 가진 것과 달리 혀에 턱 하니 붙어 있는 아디다스 오리지널 마크가 싫다. 이 표시가 이렇게 싫었던 적이 없었는데, 정말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표상을 깨닫는다.


  일전에 해피삭스 본사에서 3달러 정도에 판매한 적이 있다. 얼마 이상 구입하면 배송까지 무료여서 당시에 좀 샀었는데, 사진 속 5가지는 아직 새 제품인 상태로 남아 있다. 이상하게 해피삭스 제품들은 엄지 발가락 부분이 벌어져서 구멍이 생긴다. 어제는 혹시나 해서 바늘로 기워봤는데 티가 나지 않아 신을 수 있을 것 같다. 보들보들한게 소녀 같은 양말이라 조심해야 한다. 며칠 전, 지인이 일전에 광장시장에서 구입한 일본 유니클로 바람막이(거의 점퍼다)를 나에게 줬다. 그래서 보답하고자 양말 사진을 보냈더니 맨 오른쪽이 탐난단다. 고민 중이다.


  여행을 다녀온 후에 사진을 많이 못 찍었다. 바쁜 것도 아닌데 그리 찍고 싶은 마음이 동하지 않는다. 최근에 다시 책을 잡았다. 너무 읽지 않는 것 같아 밤에 책상에 앉아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제 스탠드 불을 켜도 벌레들이 들어오지 않는 계절이 되어 좋다. 사놓고 읽지 않은 것들을 어서 해치워야 겠다. 주말이다.








  최근에 생지 바지를 계속 입고 있는데, 몇 달간 거의 매일 입는 사람들은 참 대단한 것 같다. 어떤 모양이 생길까. 그건 그렇고, 막상 찍고 보니 뒷 배경이 적나라하게 나와 좀 민망했다. 살은 언제 빠지나.


덧글

  • Run192Km 2011/10/06 22:31 # 답글

    아이폰 뒷판이 다시 멀끔해졌군요!
  • James 2011/10/06 22:51 #

    그럼요. 여행지에서 바로 교체 했답니다 ^^
  • 기묘니 2011/10/12 12:00 # 답글

    좋은양말.
    뭣보다 이름이 참 예쁜거같아요.
  • James 2011/10/12 15:26 #

    얘네들 일처리하는 것도 괜찮았어요. 겉면 표기는 작은 사이즈인데 큰 제품이 와서 어떻게 하냐 했더니 환불해주고 너 가지라고; 그리고 할인쿠폰도 주고..^^;

    조심스럽게 신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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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마치,
내가 불행의 문을 두드린
네 번의 짧은 노크 소리와도
같은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