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먹고 마시고 걷다 by James



  오랜만에 CD를 단체로 산 기분이다. 갈수록 국내 음반들의 가격(특히 비트볼)이 너무 올라서 좀 놀랍다. 절대 오프라인에서는 구매하지 못 하겠단 생각이 많이 든다. 저 중에서 Arcade Fire는 그동안 구매하지 않고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특별판 이런거에 혹하는 건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 눈뜨고 코베인의 음반은 처음 들어봤다. 구입직전에 글을 읽고 장바구니에 집어 넣었는데, 왼발왼발왼발오른발 하는 곡은 좋다. 서울전자음악단의 경우에는 언제나 나쁘지 않다고는 생각한다. 그들의 음악적 역량을 낮게 본다는 게 아니라, 내가 평소에 잘 듣지 않는 타입에 가깝다고나 할까. 그래서 지금은 절판된 1집을 당시에 구입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이번 앨범을 들어보니 너무 좋다. 그들의 스타일이 대중적이 된건지, 내가 덜 대중적인 것도 받아들이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이번에 산 앨범들 중에 제일 마음에 든다.

  


  트위터에서 알게 된 분과 만나서 부암동으로 갔다. 원래는 '팥빙수 원정대'라는 이름하의 모임이었지만 실제로는 내가 호가든 맥주와 전용잔을 받기 위해서였다. 서로 멘션을 주고받다가 내가 얻게 되었다. 그래서 걸어다니는 내내 맥주병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그 분의 소개로 팥빙수를 먹으러 갔다. 세 명이서 만났는데, 두 개를 시켜서 남겼다. 너무 맛있었지만, 밥을 먹은 직후라 흡입할 수 없었다. (단)팥이 들어간 모든 것을 나는 사랑한다.

  부암동이란 곳은 처음 가보았는데, 조용해서 좋았다. 북촌길을 걷기 위해서도 혼자 자주 가는데, 매번 그 길은 그리 길지 않아서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부암동은 걸을 수 있는 길이 그래도 긴 것 같아 마음에 들었다. 그치만 한 번에 가는 길이 없어 광화문에서 버스를 갈아타야 하는게 조금 아쉽다. 많은 곳을 둘러보진 못했지만 언젠가 또 갈 듯 싶다. 그 주위에 걸을 수 있는 산길이 있는 것 같아 검색해보고 갈 예정이다.


  어제 집에 돌아오자 마자 냉동실에 한 시간 정도 넣어둔 후 바로 꺼내서 마셨다. 거품이 조금 가라앉았다. 이렇게 맥주를 마시니 왠지 호가든을 한 박스 사놓고 매일 밤 한 잔씩 해야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어제 몸이 피곤해서인지 기분이 안좋아서인지 저 맥주 한잔에 조금 취해서 바로 잠들어 버렸다. 하지만 맥주 맛이 좋았고, 잔에서 올라오는 호가든의 향이 아찔했다. 사진을 찍고 보니 화면은 좀 정리하고 찍을 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 밤 새벽 늦게 잠들어 오늘도 좀 늦게 일어났다. 인터넷으로 뭔가를 검색했더니 벌써 세시다. 그 와중에 밥도 먹고 커피도 내리고, <여인의 향기> 8화도 봤다. 국내 드라마를 이렇게 챙겨 보는 건 거의 몇 년만 인 것 같다. 언젠가 그에 대해서 글을 쓸 날이 올까.

  오늘도 비가 내린다. 요즘은 비가 오면 제일 걱정되는 게 밀릴까봐 두려운 '빨래'다. 예보를 보니 이번주에도 꽤 비가 오는데, 조금 성가시다. 여름이 이렇게 흘러가도 나는 전혀 상관없다. 비오는 것보다 더운 게 진하게 내린 아메리카노와 맹물같은 아메리카노의 차이 만큼 싫다. 어서 날이 선선해져서 걷고 싶다. 비가와서 그런지 바깥을 잘 나가지 않았고, 그러다보니 걷는 시간이 짧았다. 8월도 반이 지나갔다. 2주 후엔 개강이다. 뭐지 이건, 이란 생각을 많이 한다.




덧글

  • Run192Km 2011/08/16 22:57 # 답글

    호가든 잔 이쁘네요. 'ㅁ'

    저도 요새 우리나라 음반 가격보고 놀랍니다.
    라이선스 음반들도 조금 있으면 가격이 올라가겠죠..
    아 눙물.
  • James 2011/08/16 23:54 #

    네, 굉장히 두껍고 이쁩니다.
    지구레코드가 그립네요. 9900원에 슬립낫 1집을 제공하던..
  • shin2chi 2011/08/16 23:10 # 삭제 답글

    아... 저는 눈코의 모든 음반을 가지고 있지만 이번 3집만큼은 의무 구입 전에 지레 겁먹게 만든 착한 가격(...)덕에 이래저래 맘이 복잡해지더군요; 수입 음반의 라이센스 앨범도 아닌데 혹시 가격이 잘못 적혀져 있는 건 아닐까 괜한 가격 비교까지;
  • James 2011/08/16 23:56 #

    보니까, 3집 초반엔 지금 가격이 아니었나보더라구요. 레이블에 의해서 가격 변동되었다는거 보니..
    미미 시스터즈도 가격때문에 구입하지 않았거든요. 그 때는 그냥 가격 낮추고 부클릿 두껍게 하지 말지.. 이런 생각들었는데, 이번 장기하 2집 가격보고도 '헉'했습니다. 받아보니 별 특별한 것도 없고, 겉종이 케이스 안쪽에 프린트를 해놨던데 진짜 의미가 있는건가, 하는 생각도 들고.

    좀 심하단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 국화 2011/08/17 10:30 # 답글

    저 뒤에 신발덕후질중이신거?.... 어쩜조아...
  • James 2011/08/17 20:08 #

    아니에욧! 바이러스가 저 페이지를 자동으로 켜놨나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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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마치,
내가 불행의 문을 두드린
네 번의 짧은 노크 소리와도
같은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