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과외를 시작하다 by James



  며칠 전에 일전에 과외했던 학생에게서 문자가 왔다. 잘 지내시냐며, 자기 기억하고 있냐며. 지난 해 수능 이후에 며칠 연락오더니 그 이후로 연락이 안와서 뭔가 좋지 않은 결과가 있었구나 싶었지만 먼저 연락하기가 쉽지 않았다. 수능이 끝나면 내가 밥을 사기도 했는데도 그러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에 연락와서는 자기가 재수를 하고 있다면서, 외국어 영역이 전혀 오르지 않는다고 푸념했다. 학원을 다니는데 그냥 다 지나가버려서 전혀 성적에 변화가 없다는 얘길 하면서, 도움을 달라고 했다. 그래서 다시 과외를 하기로 했다.

  오늘 점심 때 잠시 보기로 해서 그 학생이 집 근처로 왔다. 일전에는 내가 경기도 진접 까지 과외를 갔었는데, 당시에 내가 힘들어 하던게 느껴졌던지 이번엔 내가 하고싶은 아무곳에서나 하자고 했다. 원래는 중간 정도인 구리에서 할 예정이었는데, 워낙 번화가라 마땅히 공부할 만한 곳이 없어서 근처에 사람없고 테이블 큰 카페에서 하자고 했다. 그 애 집에서 바로 오는 버스도 있어서 큰 고민없이 장소를 정했다. 점심으로 피자를 사주고, 카페를 잠시 둘러본 후 그애는 다시 버스를 타고 도서관으로 갔다.

  나는 아직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왜 EBS 지문을 그대로 가져와서 유형만 바꿔 수능을 내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암기의 여부를 떠나서, 조금은 직무유기의 느낌도 든다. 쟁쟁한 교수들을 데려다 놓고 한 달간 합숙하며 문제를 만들게 해놓고는 대체 뭐하는 건지 모르겠다. 이번에 같이 하게 된 문제집이 난이도가 높다고 해서 조금 걱정이다. 현재 한 유명 사설 학원에서 강사를 하고 있는 친구도 그 문제집이 조금 어려울 거라는 얘길 했다. 오늘 시내에 나가서 사왔는데, 내일은 조용히 과외 준비나 해야겠다. 60문제를 풀어오기로 했는데, 제대로 준비해서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어제는 신촌에 갔다. 무봤나촌닭에서 닭을 먹었다. 매번 먹는 런치세트 가격이 15,000원에서 16,000원으로 올렸더라. 나중에 닭 한마리에 2만원 하는 시대가 곧 올 것만 같다. 그리고 유니클로에 들렸더니 반팔 무지셔츠가 5천원이어서 남색 두 개와 연회색 한 개를 구입했다. 이너로 입을 건데, 가끔 이렇게 할인할 때 구입한다. 이것도 원 가격은 12,900원이었다.

  이후에 을지로 패럼타워에 있는 폴 바셋에 갔다.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는데, 비 오는 날 넓은 창으로 바깥을 보기에 나쁘지 않아서 갔다. 커피 가격이 그리 싼 편은 아니지만, 진하게는 먹을 수 있어 나쁘지 않다.





  손이 못 나게 나왔다.




  이번 여름엔 선글래스를 하나 구입하려고 했는데, 가격이 좀 나가는 것들에 들어가 있는 렌즈들이 싸구려가 아닌 얘길 듣고 주저했다. 왜냐하면 도수를 넣자니 원래의 렌즈를 쓰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콘택트 렌즈를 착용하고 선글래스를 써야 하는데, 나는 아직 한번도 콘택트 렌즈를 껴본 적이 없다. 그런데 어제 신촌에서 지나가는데, 무료로 렌즈를 나눠주고 있었다. 안경으로 도수를 확인하고 일회용 렌즈를 줬다. 좌우가 맞지 않아 스티커를 붙여 줬다. 그런데 난 어떻게 착용하는지도 모르니까.

  부산에서 올라온 지 일주일이 다 되어가지만, 무얼 했는지 모르겠다. 청소를 하고 밀린 빨래와 장보기, 그리고 한 번의 스터디. 그 이외에 나 자신의 발전을 위해서 한 일이 없는 듯 하다. 김애란의 첫 장편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은 다 읽었지만 이전 작품에 비해 나는 별로였다. 한겨레는 올해 나온 작품중에 어쩌고 저쩌고 하던데. 나쁘다는게 아니라, 주인공이 17세 남자이다보니 그 내용이나 표현도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것 같았다. 그래서 마지막에 '주인공'이 소설처럼 쓴 건 정말 소설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마지막에 아들과 아버지의 포옹은 좀 뭉클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아버지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는 요즘이다. 어렸을 땐 당당하게 '엄마가 좋아요'하던 아들이었는데, 이젠 아버지의 모습이 많이 눈에 밟힌다.




덧글

  • Run192Km 2011/08/13 17:51 # 답글

    진접까지 다녔었다니..0ㅂ0
    근성의 과외 선생님이셨군요.
  • James 2011/08/13 18:42 #

    과외하던 애가 괜찮아서 계속 갔었지요. 1년 동안..;;;
    뭐, 차 안막히면 딱 버스로만 1시간 10분 정도밖에 안걸렸어요......
  • 국화 2011/08/14 10:37 #

    애가이뻤군요!!'-'
  • James 2011/08/14 11:05 #

    남자입니다.


    국화느님!!!!!!! 저 제임스 입니다!!!!!
    푸하.

  •  깨  2011/08/13 22:34 # 답글

    과외하시는군요!
    저도 지난주부터 학원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는데...
    일주일에 두 번 초딩과 중딩을 가르칩니다.
    차라리 고등학생들 가르칠 때가 그립더군요....ㅠ
  • James 2011/08/14 11:07 #

    저도 얼마 전에 초딩과 중딩 그룹이 들어왔으나 거리도 멀고, 나이가 감당이 안되겠더라구요;

    대학원은 재미있으신지 모르겠네요.
    아마 제 마지막 과외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 2011/08/13 23:53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James 2011/08/14 11:08 #

    아..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지금은 괜찮으신지..

    근데 이상하게 난치병때문인지 몰라도 저는 전혀 이야기 구조나 내용이 다름에도 어렸을 적에 읽은 <가시고기>가 생각이 나더라구요. 애가 아파서 그런지 몰라도.

    아무래도 김애란 작가는 자신이 경험한 것들을 쓰는데 능숙한 것 같아요. <침이 고인다>가 진짜 겪지 않으면 모를 내용이었는데 말이죠.

    잘 지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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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마치,
내가 불행의 문을 두드린
네 번의 짧은 노크 소리와도
같은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