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덕후가 아닙니다 by James



  부산집에 갈 때마다 누가 혹시 가져간 건 아닐까 제일 궁금한 내 보물들.


  책을 일전에 너무 많이 넣어둬서 가운데 부분이 내려앉아 버렸다. 그래서 책장 아래 공간에 여러 잡지들로 지탱하고 있다. 아마 이사를 가거나 하면, 이 책장은 버려야 할 듯. 너무 기울어져서 언제 무너질 지 모르겠다. 가끔 이 앞에서 잘 때 끔찍한 생각을 해보곤 한다.




  한 때 가장 좋아하던 작가였는데, 왜 새 작품이 안나오는건지.


  9, 10권은 서울에 있습니다. 걱정 마세요.


  집에 있는 동안 몬스터 합본 1-2권(원래 1~4권)을 읽었다. 조금씩 어색한 부분들을 발견해가는 나를 찾는다.



  하얀 책장엔 보통 소설이 있다. 이 책장에는 나름대로 분류를 했는데 명확하진 않다.


  따로 눕혀든 책들은 들어갈 자리가 없어 저렇게 두었다. 사실은 어떻게 하다보니 구한 것들인데, 제대로 읽지 않았다. 나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시작과 끝은 <나무>라고 생각한다.


  사진 상에 보이지 않지만, 아티스트 ABC 순으로 되어 있다. 


  따로 눕혀둔 앨범들은 크기가 일정치 않은 것들이다. 아래칸 오른쪽에 있는 것들은 OST다.



  이 뒤쪽으로 국내 음반들이 있다. 국내-국외를 당연히 나눠뒀는데, 국내음반이 확실히 적다.



  이승환 앨범은 특히 예외로 둔 것들이 많다. 케이스가 일반 음반들과 다르기때문에 어쩔 수 없다.


  
  한정판으로 나왔던 DJ. DOC 앨범. 들을수록 녹음이 좀 별로다.



  디지팩 중에서도 플라스틱 케이스가 아예 들어있지 않은 것들은 이렇게 따로 빼뒀다. 코린 배일리 래 1, 2집은 크기가 커서 여기에 같이 뒀다.


  사진에서 보다시피 이제 들어갈 곳이 없다. 원래 CD 보관용으로 나온 것도 아니지만, 나는 평생 이렇게 정리해왔다. 이제는 내 몸과 멀리 떨어져 있어서 말 그대로 보관을 위해서 존재하는 중이다. 앞서 글에서 썼듯이, 어머니께서는 꼭 살림차릴 때 이 책들과 CD들을 가져가라고 하셨다. 그리고 그동안 들어간 비용도 토해놓고 가라고.

  한 때 나도 음반(책) 수집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한 적이 있었다. 지금과 같은 현실에서 단지 음악 자체를 듣기 위해서라면 무료로 얼마든지 들을 수 있는 세상이다(비록 불법일지라도). 여러 생각들을 하면서 나 자신을 스스로 설득하곤 했다. 그 중에선 음원을 구입하는 돈에 조금 더 보태어 CD를 구입하는 것이다, 라는 의견과 술을 잘 마시지 않고 남들이 담배피는 돈으로 나는 음반을 구입한다는 의견 등등으로 나를 지탱했다. 하지만 나중엔 이런 게 다 남들에게 말하기 위한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원해서 구입하는 건데 그걸 꼭 남들에게 이해시킬 필요가 없는 것이다. 최근에는 음반이나 책을 구매하는 비용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구입하고 있다. 비록 아이튠즈나 아이팟으로 대부분의 음악을 듣지만, 그래도 매번 산다.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것을 물질로 가졌을 때의 희열은 누구나 갖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번에 부산집에서 혼자 있는 시간에 내가 고등학교 때부터 써왔던 오디오로 음악을 들었다. 아마 James Blake 음반이었던 것 같은데, 그 기분이 남달랐다. 이어폰이나 컴퓨터 스피커로 듣는 것과는 확연히 달랐다. 이게 MP3와 CD의 차이인지 스피커의 차이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서 당분간 노트북에 CD를 넣어 음악을 들어볼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일전에 컴퓨터 CD ROM으로 음악을 들으면 CD에 안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얘길 들은 적이 있는데 사실인지 모르겠다. 볼륨을 아무리 높여도 얻지 못하는 그 소리, 그 음악을 서울에서도 듣고 싶다.



  그건 그렇고, 이 정도면 아직 덕후는 아니지요?


  * 블로그 초창기에 관련 주제에 관한 글을 쓴 후 다른 블로거에게 전달해서 같은 주제로 글 쓰게 하는 게 유행이었는데, 이것도 해보고 싶다. 각자의 CD장을 찍어 올리기.

  

덧글

  • maus 2011/08/09 18:59 # 답글

    Jame님은 이미 여러 방면에서 훌륭한 덕후입니다 :)
  • James 2011/08/09 22:26 #

    그 분은 저랑 다른 분인거죠?;
    제가 아는 분들(!)에 비하면 전 준수하다고 주장하겠습니다.
  • SilverRuin 2011/08/09 19:27 # 답글

    그럼요, 그냥 방이 좁을 뿐입니다!
  • James 2011/08/09 22:26 #

    그러니까요! 책장이 좁네요.
  • Run192Km 2011/08/09 21:16 # 답글

    설득력 없는 설득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짤방이 떠오릅니다!! ㅎㅎ

    조만간 CD장을 맞추시겠군Yo!
  • James 2011/08/09 22:27 #

    한 5년 정도 지나면 맞출 것 같네요. 그 때는 제 집이 있을까요?;
  • YoUZen 2011/08/09 22:22 # 답글

    그럼요. 그저 MP3와 CD의 음질을 구분할 수 있는 훌륭한 일반인일 뿐이죠.
  • James 2011/08/09 22:28 #

    글에도 썼듯이 제가 훌륭하다기보다는 오디오님이 훌륭하지요.
  • tryst 2011/08/09 22:35 # 답글

    재밋네여 ㅎ
  • James 2011/08/09 22:54 #

    재미있으셨다니 다행입니다.
  • 기묘니 2011/08/10 13:41 # 답글

    전 음반수집은 고등학교때부터 끊었던것같아요. 아마도 mp3 때문인듯..
    책욕심은 엄청나서 책장뿐만아니라 머리맡에도 책 책 책.. 이상하게 책 사는 돈은 안 아깝더라구요. 이제 운동화도 5만원 넘어가는건 손 벌벌 떨며 못사겠던데 말이죠.
  • James 2011/08/10 16:45 #

    책 사는 돈이 아깝지 않은 사회가 되어야 하는데 말이죠. 색이 바라는 모습을 볼 때 마다 마음이 아프기도 하구요.

    기묘니님께서는 운동화에서 멀어지고 계시나봐요...
    저는 신발 사느라 요즘 책 구입에 소홀했습니다 ㅡㅜ
  • 지기 2011/08/11 00:05 # 답글

    책장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어보이는데 씨디장은 안스러운 상태네요 ㅠㅠ 제 책장 씨디장은 기본이 2겹으로 꽃혀있다능 ㅠㅠ 이제 뭘 사도 더이상 들일 공간이 없어요. 거의 한계 가까이 왔어요. 엉엉. 사진들 재밌게 잘 봤어요~ ㅎㅎ
  • James 2011/08/11 07:37 #

    네. 근데 지금 서울에서 부산으로 못보낸 책도 많네요. 정리할 길이 막막...ㅡㅜ
    CD장, 책장 사진 한 번 올리시죠!

    그리고 안하시겠지만, 벼..벼룩 한번 하시죠! ^^; 페이스북 입성을 환영합니다!
  • 국화 2011/08/11 10:24 # 답글

    아는분들에비하면이래 푸앜 ...그래보았자 제가그랬자나요... Dukhoo.. zzzzzz
    아 그리고 제 넘버원작가가 파트리크쥐스킨트옹이라능! '-'
  • James 2011/08/11 10:40 #

    저는 은근 국화님 CD들이 궁금하다능. 추천은 그렇게 하시는데 음반은 얼마나 갖고 계실지.

    저도 한 때 제일 좋아했습니다. 지금은 잘 모르겠네요. 책이 안나와!
  • 국화 2011/08/11 11:05 #

    캬하 저 씨디는얼마없어요ㅋ 엘피만쪼끔있는데 턴테이블로 안/못듣고있어요
  • James 2011/08/11 11:15 #

    우와. 엘피와 턴테이블이라니.

    전 엘피로 무언가를 재생시켜 본 기억도 들어본 적도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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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마치,
내가 불행의 문을 두드린
네 번의 짧은 노크 소리와도
같은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