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앤 드럭스 (Love And Other Drugs, 2010) by James



 

  단순히 말할 순 없지만, 많은 사랑에 관한 이야기들 혹은 서로의 감정에 대한 이야기는 '증명'을 요구한다. 얼마나 사랑하는지는 차라리 쉽겠지만, 정말 사랑하는지를 요구할 땐 상대방은 난감해진다. 그 난감함을 가지고 때론 이별을 요구하기도 하며, 이를 이용하여 상황을 쉽게 만들기도 한다. 사랑한다는 말에 만질 수 있냐 혹은 볼 수 있냐는 얘길 하며 상대방을 궁지로 몰기도 하고, 때론 그게 손찌검과 침뱉기로 돌아오기도 한다(<클로저>). 그런데 과연 그러한 사랑의 증명이 가능한 일일까.

  이 영화도 마찬가지다. 외모 외에는 불리한 입장에 있는 여자. 그리고 사랑한단 말을 한 번도 해본적이 없는 남자. 그 둘은 당연히 사랑을 하게 되겠지만, 여자는 자신의 입장 때문에 피하고 남자는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남들과 같지않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한다. 중간에 진짜 다가올 '현실'을 깨닫지만 그 때서야 남자는 여자에게서 '사랑해' 라는 얘길 듣는다. 그 때 남자는 대답을 하지 못한다. 대신에 그 다가올 현실을 조금이나마 피해보려고 노력한다. 그 노력에 여자는 다시 떠난다.

 

  왜 떠나야 하는지 모른다면서도 남자는 떠난다. 그리고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둘은 다시 원래의 삶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누구나 기대하듯이 남자는 다시 여자를 찾아간다. 그리고 버스를 세우고 5분의 시간을 얻은 후 자신이 왜 사랑하는지를 설명한다. 그리고 여자는 남자가 후에 다른 말을 하지 못하도록 울면서 질문한다. 자신이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짐이 될 것이라고.

  우리는 이 때의 감정을 과연 사랑이라고 단정할 수 있을까. 왜 이 영화의 마지막을 보면서도 이건 해피엔딩일 뿐 사랑은 아니라는 느낌이 드는 것일까. 남자의 경우 이것은 동정일까. 화려한 미래를 버리고 사랑하는 이를 위해 다른 길을 선택하는 삶, 이게 진짜 사랑일까. 이 영화는 이런 점에서 안전한 길을 택했다. 따지고 보면 큰 어려움도 갈등도 없었다. 마치 둘은 만날 수 밖에 없는 것인양 이야기는 흘러간다. 여자는 왜 남자를 믿게 된 것일까. 버스를 따라오고 찬란한 미래를 버린 남자의 마음이 진심이기 때문일까. 자신이 요구한 사랑에 대한 증명이 납득할 만 했기 때문일까.





  할 얘기가 많았는데 이전에 써놓고 이제야 공개로 돌린다.


덧글

  • 잠본이 2013/08/04 16:46 # 답글

    아마 본인들도 영화 끝날 때까지는 확신을 못했겠죠. 어쩌면 끝난 뒤에도 계속 살아가면서 그것이 동정인지 사랑인지 계속 확인하며 살지도요.
  • James 2013/10/08 00:11 #

    그래서 그리 좋았던 영화는 아닌 것 같았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댓글 입력 영역


메모장

그것은 마치,
내가 불행의 문을 두드린
네 번의 짧은 노크 소리와도
같은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