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읽기의 치열함 by James



  요즘은 참 글을 치열하게 읽고 있다. 읽을 분량도 명확하게 나누어 놓고, 계획에 따라 독서를 하고 있다. 그 계획된 시간 외에 읽는 독서는 소설이다. 이번주 까지 <렛미인 1>을 마무리 할 생각인데, 주문해 놓은 2권이 다른 책 때문에 배송이 늦어 질 것 같아 천천히 읽고 있는 중이다. 소설 외 책을 많이 주문했다. <뜻으로 본 한국역사>, <교수대 위의 까치>, <진보의 재탄생>, 그리고 <위건 부두로 가는 길>을 구입했다. 요즘은 글을 읽게 되도, 빨리 읽어야 할 부분과 천천히 음미할 부분을 본능적으로 나누는 것 같다. 그 속도의 변화와 흐름이 날 두근거리게 만든다.

  그런데 블로그 글은 잘 읽혀지지가 않는다. 고려대 대자보 관련 글들도 이글루스 메인에 많이 보이는데,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가끔 보통과 다른 생각을 자신만의 개성으로 생각하고, '뭐 아니면 말고' 혹은 장난인 듯한 말투로 써놓고 그게 쉬크한 것인양, 혹은 이런 내 글에 반응하면 니네가 찌질이 라는 식의 글들은 좀 안썼으면 좋겠다. 그러면 그러겠지, '그럼 보지 말든가'. 이게 다 <다크 나이트>의 히스레져 때문이라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

  영화 교양수업을 대학 마지막 교양수업으로 정했다. 교수는 영화감독 출신인데, 그런 영화를 만든 사람같지 않아 조금 의외다. 영화 교양수업이기에 분명 영화광들이 많을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가령, <잘 알지도 못하면서>를 본 사람은 칠십 명 중 나를 포함해서 두 명 밖에 없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를 보지 않으면 영화광이 아니냐, 라고 묻는다면 꼭 그렇진 않겠지만, 수업 분위기에서도 그런게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교수님도 대중영화 쪽 보다는 작가 성향이 강한 영화들에 관한 얘기를 많이 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더욱 흥분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이건 내가 그 쪽을 좋아해서라기 보다, 더 깊이 읽을 수 있는 기반을 다질 수 있을테니까.

  예술이나 문화와 관련된 수업을 들을 때면, 언제나 텍스트를 접했느냐 안접했느냐가 큰 영향을 미친다. 혹은, 접하지 못한 텍스트들은 왠지 무조건 읽고 봐고 느껴야 할 것만 같은 압박감이 든다. 나는 그 압박감을 좋아하는데, 그렇다고 현실이 그 압박감을 모두 해소해 주진 못한다. 언제나 아쉬움으로 남고, 뒤돌아보면 여전히 많은 구멍들이 보인다(아, <블레이드 러너>를 본 사람도 두 명 있었다). 이번 학기도 최대한 구멍을 메우려 읽고 보고 느낄테다.

 

덧글

  • 2010/03/12 19:22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James 2010/03/14 19:39 #

    아, 감사하다고 해야 할지, 뭐라고 말씀드려야 할 지 모르겠네요. 정말 아무것도 아닌 글들인데 그렇게 까지 찾아주셔서ㅡㅜ

    앞으로 자주 뵙길 바랍니다 ^^

    저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밖에 보질 못했습니다. 두려움이랄까요. 전 <극장전>이 보고 싶습니다.
  • 여름 2010/03/16 00:04 # 답글

    진보의재탄생과 심상정 책은 같이 읽어야 짝이 맞는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James 2010/03/16 00:19 #

    사실, 심상정씨 책이나 글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름만 듣고 큰 관심은 없었네요.

    그런데, 지금 검색해보니 <하나의 대한민국, 두 개의 현실>이란 책에서 인터뷰를 봤군요. 근데 왜 기억이..;
  • 띠보 2010/03/16 17:10 # 삭제 답글

    1학년 때 영화 교양 수업을 엉터리로 듣고
    그 뒤로 관련 수업은 안 들었어요
    더 깊이 있는 기반을 다질 기회라니
    정말 좋군요 :)
  • James 2010/03/17 19:58 #

    마지막이라 더욱 기대하는 중입니다. 어떤 수업을 들으셨길래 ^^;
  • 글루미젠 2010/03/17 19:48 # 답글

    블레이드 러너는 개봉시엔 나름 흥행작축에 속한건데 이젠 좀 오래된 영화라 일부러 찾아보지 않는다면 요즘 세대들은 쉽게 보기 힘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네요.. 부디 수업이 재밌으시길~
  • James 2010/03/17 20:00 #

    아, 조금 다른 얘기네요. 그 교수는 <블레이드 러너>가 당시엔 너무 앞서 갔다가 후에 재평가 받은 작품으로 소개를 했거든요.

    수업은 재미있습니다 ^^
  • 글루미젠 2010/03/17 20:19 #

    그러네요. 흥행작이 아니라 흥행기대작이었다고 해야 맞겠네요. 적지 않은 제작비가 들었고, 게다가 해리슨포드 주연이었어서. 근데 너무 어둡고 어려워서 외면당했던
  • James 2010/03/17 20:28 #

    그 감독이 차후에 <글레디에이터>를 만들더군요. 고등학교 땐가 중학교 때 단관으로 봤는데, 당시엔 푹 빠져 봤던 기억이 납니다. 왕과 왕비 혹은 누나 둘의 사이가 왜 저런지 당시엔 이해를 못하겠더라구요..;

    <전함 포템킨>의 계단씬을 처음 봤는데, 이런 예전 영화들을 볼 때 마다 뭔가 새롭다는 느낌이 요즘은 많이 듭니다.
  • jofree 2010/03/21 01:07 # 답글

    저도 참 글을 치열하게 읽고 있어야 되는데..
  • James 2010/03/21 20:54 #

    자신에게 필요한 부분이면 더욱 치열하게 됩니다. 이런 글을 써도 지속적으로 치열할 수는 없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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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마치,
내가 불행의 문을 두드린
네 번의 짧은 노크 소리와도
같은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