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가 생긴다면 삶이 조금 바뀔까 by James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생일 즈음하여 제주도로 가서 우도 올레를 갈 예정이다, 2박 3일 쯤. 제주도는 꽤 크기 때문에 그 짧은 기간동안 여러곳을 갈 수 없어 첫 날에는 섭지코지나 성산일출봉 정도만 보고 다음날 아침 우도로 들어갔다 다음 날 나올 생각인데, 아직 잘 모르겠다. 여행을 갔다 온 다음 날이 '행복한 화실' 수업 시작인데 참여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 때문에 주저하고 있다. 게다가 그 다음주는 설날이고, 두번째 수업이 있는 날은 내가 부산에 있을 가능성이 커서 2달 과정 중에 이틀을 못 갈 수도 있기 때문에 또 신청 못하고 두달을 기다릴까 고민 중이다.

  어쨌든 여행은 소매물도 이후에 한 번도 가보지 않아 한번은 가야할 것 같은데 어디로 가야할 지 모르겠다. 너무 관광지스럽지 않고 조용하고 개인 차가 없어도 갈 수 있는 그런 곳은 없을까. 너무 급하게 준비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원래 여행은 떠나면 다 만족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들고.


  그러다, 디카를 사겠다는 그녀의 말이 떠올랐다. 내가 몇 년 전에 산 후지의 Finepix S5500은 당시엔 하이엔드 급이었는데 지금은 잘 가지고 다니지도 않고, 부산집에 있어 사용할 수도 없다. 그래서 필카만 매번 가지고 다니면서 찍는데, 사진은 마음에 들지만 가끔은 한 롤을 다 찍고 필름스캔해서 파일로 받기까지의 기간이 오래걸릴 때가 있다. 그러다보면 반팔 입고 찍은 사진을 겨울에 보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디카를 좀 알아보다, 나름 사진은 오래찍었다는 자만심 때문인지 또 그냥 똑딱이는 사기 싫어서 인지, 예전부터 디자인에 끌리던 올림푸스 PEN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다 파나소닉 LUMIX LX3 제품으로 눈이 또 돌아갔다. PEN은 보면 볼수록 이쁘긴 하지만 렌즈가 어두운 것 같아 실내사진을 많이 찍는 나같은 경우에는 별로 유용하지 못할 것 같았다. 게다가 너무 비싼 느낌도 있고. LX3는 다 괜찮은데 나온지가 좀 오래되서 주저되고. 그렇다고 GF1은 또 가격이 너무 세고.

  그러다 친구에게 문자를 보냈더니 친구가 그냥 똑딱이랑 LX3 다 써봤는데 큰 차이가 없다고 했다. 컴팩트 디카는 컴팩트 디카일 뿐이라며, 그러면서 그냥 디카를 사는 게 낫다고, 괜히 그런 디카는 비싼거 필요 없다며. 그래서 더욱 알아봤더니 요즘은 소니디카가 괜찮단다. 그래서 알아봤더니 30~40만원 정도면 이것저것 다해서 괜찮은 걸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기능도 재미있는 게 많았고, 특히 상하나 좌우 파노라마(혹은 와이드) 기능은 참 신기했다.


  요즘에 블로그 글을 쓰면서 나도 모르게 적합한 사진이 없나 찾아보게 된다. 사진을 생각하고 글을 쓴 게 아니기 때문에 찾기가 힘든 건 사실이지만, 사진 하나가 몇 문단의 글보다는 임팩트가 강하다는 게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사실일 때가 있다. 더이상 텍스트만으로는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없다는 뻔한 얘기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그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이 되어 버렸다.

  나에게 사진은 일종의 기록이었다. 그 기록은 화면 위가 아닌 내 손위에 있길 바라는 마음이 더욱 컸던 것도 사실이지만, 요즘 내 손이나 벽에 남겨진 기록을 몇 달 동안 가진 적이 없다. 디카를 새로 사게되면 내가 생각하는 사진의 범위가 조금은 달라질 수도 있겠다. 그게 내 라이프스타일을 많이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인가. 하나 확실한 건, '찍은 사진'을 위한 글쓰기도 분명 이루어질 것이라는 것. 나는 이 흐름을 거부해야 하는 것일까.



덧글

  • Run192Km 2010/01/31 23:27 # 답글

    여행에는 구동시간 왕창 빠른 카메라가 좋지 않을까요..
    DSLR도 물론 좋겠지만요..
    LX3이 이쁘긴 하더군요..
  • James 2010/02/01 00:21 #

    스냅으로 찍기는 디카가 엄청 좋죠.
    DSLR은 지금 생각도 안하고 있습니다; 저는 SLR이 있으니까요!;;

    LX3이 조금 무겁다고 하긴 하더라구요. 보통 세컨용으로 많이 쓴다면서..
  • SF_GIRL 2010/02/08 08:43 # 답글

    DSLR과 단순 자동 디카 사이의 어중간한 디카는 없을까요. 사진 배우고 좋은 카메라로 양질의 사진을 찍고 싶기는 한데 "출사"가 아니고 일상적으로 가지고 다닐만한 카메라를 원하는 이 이율배반적인...

    아참, 스타워즈-아디다스 포스터를 오늘 발견해서 찍어다가 블로그에도 올렸어요. 제임스님 생각이 나더라고요.
  • James 2010/02/08 23:44 #

    그런게 보통 하이엔드 급이라고 불리는 것 입니다.

    아마 첫 두 줄에 딱 맞는 건 제가 아는 한도 내에서는 올림푸스 PEN 정도네요. 아니면, 파나소닉 LUMIX GF1 정도.
    저도 장비에 관해선 잘 몰라서 드릴 말씀이 없네요..ㅡㅜ 아마 PEN 정도로 블로그 검색하시면 이것 저것 비슷한 기종들이 보이실껍니다;

    포스터 보러 가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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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마치,
내가 불행의 문을 두드린
네 번의 짧은 노크 소리와도
같은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