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리, 메모 by James



  나도 언젠가는 몰스킨 다이어리를 쓰고 싶었다. 그래서 작년에 직접 보러 다녔었는데, 생각보다 별로였다. 별로인 이유는, 칸이 너무 촘촘하다랄까. 나는 그렇게 많이 쓸 내용이 없는데, 무언가, 삶이라는 것은 이 모든 빈곳을 작은 글씨로 다 기록해놓아야 하고 계획해야 한다는 듯이 강요하는 것 같아 눈 딱 감고 놓았다. 나는 여전히 아무것도 줄이 그어져 있지 않은 몰스킨 까이에 정도만 메모용으로 써야겠다, 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고른 것은 바로.





 
  
  미도리 社(맞나?)의 MD Note 라는 것이다. 저 속에는 아무것도 없고 그냥 노트용인데, 나는 저 빈 페이지에 일일이 줄을 그어서 쓰고있다. 촘촘이 줄그어져 있는 것 보다 내가 줄을 긋더라도 이런 게 훨씬 나는 편하다. 글자가 크기도 할 뿐더러, 글씨 크기가 작아지면 글자 모양이 이상해지기 때문. 저 노트 커버는 원하면 따로 구입해야 하는데, 애나멜 재질의 커버를 구입해서 씌워놓고 쓰고 있다.

  처음에 광고로는 필기감이 좋고 글씨가 뒤에 안 비친다고 해서 구입했다. 필기감이라는 것에 꽤 민감해서 종이에 따라 펜도 달리하고 굵기도 달리하는 성격이다. 민감하다 라는 성격 때문에 발생하는 행위는, 거창한게 아니라 글씨가 너무 못나게 나오기 때문이지만, 어쨌든 내가 자주 글을 써야 할 곳인데 글씨가 마음에 안들면 안되기에 고를 때 신중할 수 밖에 없다. 직접 써본 결과 확실히 필기감은 좋은데, 월간과 주간을 표시하기 위해 형광펜 굵기의 펜으로 줄을 긋는데, 그 색은 뒤에 다 비친다. 글씨는 아예 안 비친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리 신경쓰일 정도는 아니라서 마음에 든다. 이 노트는 위로 좀 긴 편인데, 옆으로 약간 만 더 넓어졌으면 하는 바람도 있지만, 잘 선택한 것 같다.



  오늘 다이어리에 이것저것 지나온 일들과 해야할 일들을 기록하고 있는데, 문득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삶인 것만 같아 부끄러웠다. 했던 일들을 한참 기록했는데, 해야 할 일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이것은 내가 하루 하루 즉흥적으로 살아가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일테다. 수강신청 기간이 다가오고 있고, 내일이면 방학 마지막 달의 시작인데, 내가 한 것이라고는 한 달 내내 책 4권 읽은 것 뿐인 것 같다. 박훈규의 행복한 화실 신청도 꼭 하려고 했는데, 계획이 좀 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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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장

그것은 마치,
내가 불행의 문을 두드린
네 번의 짧은 노크 소리와도
같은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