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3월 23일
..너 나르시시즘 아냐?
얼마전 한 후임이랑 얘기를 하게 됐다. 녀석의 배경도 그렇고 학벌도 그렇고 여기선 쉽게 접하지 못하는 인물이라 처음 왔을 때부터 잘해주고 했는데, 최근에 더욱 친하게 됐다. 그러다 슬쩍 꺼냈다. "너 나르시시즘 아냐?"라고.
그 녀석은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고, 나에게 그런 점이 있다는 걸 인정하더라. 그러면서 내가 한참 내가 겪은 일과 내가 왜 그런 걸 내가 느끼는지 그리고 나르시시즘에 속한 자기혐오가 어떻게 발현되었는지를 줄줄 얘기했다. 그랬더니 녀석은 나에게 "그건 이기주의 입니다, 하하." 나도 모르게 뜨끔하더라. 그래,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고. 그러면서 나의 여성성향이나 그런 걸 얘기 했더니 대뜸 "가부장적이십니다."란다. 난 또 띵 해버렸다.
알랭드 보통의 <우리는 사랑일까>를 보면 그런 말이 나온다. 남자가 여성을 보호해야 하고 그들의 권익을 높여 줘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면에는 남자 스스로 여성보다 우위에 있다는 걸 인정하고 나오는 말이라고. 모두가 그런 건 아니겠지만, 나보고 가부장적이라고 말하는 것에 난 당황해 버렸다, 난 아닌데. 언제나 동등한 입장에 두도록 노력하며 살아왔다 생각했는데. 물론, 그 녀석의 평이 무조건 맞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난 안그렇지만 남에 의해 그렇게 보일 수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면서 내가 막 부정을 하니 녀석은 그런말을 한다. 공산주의를 옹호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 독재를 수용한다는 느낌이랄까.
사실, 난 이런게 좋다. 바랬는지도 모른다. 내가 굉장히 힘든 나날과 나 스스로도 나쁜 놈이라고 생각하며 지내던 날들, 그 때 나에게 필요 했던 건 "넌 이런 이런게 잘못되었어."라는 냉철한 말이었는데, 내 주위에선 아무도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 난 그렇게 또 시간을 흘려 보냈지만.
생각해 보니, 내 이야기를 해본지도 오래된 것 같다. 너무 오랜만에 얘기해버려 난 하지 말아야 할 얘기도 해버린건 아닌가 하고 생각해 본다. 그래도, 좋았으니까.
# by | 2008/03/23 08:55 | [소소한 일상]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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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소중한 것이죠. 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