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 21일
계급의 바뀜
다음달이면 이곳에 온지도 5달이 넘게 되어, 진급이란 것을 한다. 선임병들이 보기엔 큰 변화도 없어 보일테고, 나 스스로도 그렇다. 이곳에서 계급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한다. 정작 이 계급과 사회에서 말하는 계급과의 연관성은 무엇이며, 더 나아가 마르크스까지 슬쩍 생각해 본다.
인터넷을 이제 조금은 자연스럽게, 그리고 자유스럽게 사용 할 수 있기는 하지만, 막상 이글루에 들어와 글을 쓰려니 선뜻 손이 가지 않는게 사실이다. 생각해보았더니,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은 오고 가는 편지들 속에 많이 담아둬서 이 곳에서 얘기 하는 건 왠지 썼던 내용을 또 쓰는 느낌이어서 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input이 부족하다 보니 output 자체도 잘 나오지 않는 건 아닌지.
생각보다 책을 많이 읽게 된다. 일주일에 한권은 기본인데, 더 많이 읽어야 하는 욕심은 많다. 그런데, 막상 이런 곳에 있으면 '소설'위주로 책을 보고 싶을 것 같지만 실제로 요즘은 인문학이나 철학, 에세이에 특히 손이 더 가는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 곳에 있는 책들은 8, 90퍼센트가 그냥 그런 소설책들이라 구미를 만족시키지 못해서, 시간이 흐른 후에는 돈이 좀 들어 갈 것 같다. 요즘은 김훈의 에세이 <너는 어느쪽이냐고 묻는 말들에 대해서>를 봤다. 뭐랄까, 무조건 많이 읽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이 책을 보는 동안엔 사라져 한줄 한줄 곱씹어 보면서 체득하게 되는 느낌이랄까. 그런 생각으로 한자 한자 읽어나갔다. 지금 인터넷을 잠시 검색해 보니 2007년 판으로 양장으로 또 나왔다는데, 무언가 느낌이 이상하다, 왠지 김훈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왜 일까.
나이가 들어 감에 따라 세상에 눈을 돌리게 된다. 그 이전까지는 내 자신속으로 눈을 돌려 놓았는데 그 방향이 점점 틀어지는 느낌이다, 그렇다고 20대 초에 내면에 대한 성찰을 다 끝냈다는 건 아니겠지만. 그러다 보니 세상에 대해서 얘기하는 에세이나 인문관련 책들이 눈에 많이 들어온다. 요즘은 다시 <대한민국사>를 잡았다. 1권은 봤지만, 2, 3편은 보지 못해 면회오는 여자친구에게 부탁했다, 고맙다는 말을 이 곳에 또 전한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21세기를 바꾸는 상상력>도 읽게 되었는데, 이게 내 머리를 치는 계기가 되었다. 그 중에 '오귀환'이라는 사람은 전혀 들어 보지 못한 사람이라, 이 사람은 왜 있지, 재미 없으면 어쩌지, 라는 생각을 했는데 완독한 후에는 제일 마음에 남는 사람이 되었다. 그 방대한 지식량과 사회와 역사를 연결시키는 그 말이 너무나 좋았다. 그리고 한홍구 교수는 말할 것도 없고.
글을 쓴다는 건 여전히 자신의 부족함을 느끼는 하나의 방식이다. 하지만, 그 부족함을 알아야 더 나은 날 알 수 있기에 또 글을 쓰고 읽는다. 생각의 끝은 어디인가가 아니라, 생각의 끝은 없다, 가 요즘의 내 생각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뇌>를 읽고는 체스가 너무 두고 싶었다.
# by | 2007/10/21 13:54 | [소소한 일상]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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