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책을 읽으시나요?



  이미 꽤 시간이 지난 일이지만, 혼자서 카메라를 들고 종로3가에서 <금발의 초원>을 보고, 그곳을 거쳐서 서울 역사 박물관 근처까지 걸어 갔었다. 내가 정말 서울와서 뻔질나게 다녔고, 교보문고 가려고, 종로3가에서 지하철을 갈아타기 위해 그 긴 환승로를 걸었던 시간도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2년이 끝나가고 있다(지금이야 종각에서 그냥 걸어 가는 길을 알지만). 어쨌든, 성곡미술관 근처에 커피집이 있는데 예전부터 근처까지 갔다가 돌아온 기억이 있어서 혼자 가려고 갔었다. 그러다 집으로 되돌아 오라는 호출에 또 못가긴 했지만, 어쨌든. 그렇게 다시 종각역으로 걸어오다가 광화문 큰 도로에서 신호등앞에 멈췄다. 그 때 건너편에선 어떤 여성분이 가슴켠에 책 2, 3권을 품고 기다리고 있었다. 띠지가 둘러져 있는 걸 보니 지금 샀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신호가 바뀌어 건너면서 지나치고 있었다, 그러면서 나도 모르게 무슨 책인가 흘끗 쳐다 봤는데, 아슬아슬하게 제목만 가려져 있었다. 그리곤 핸드폰에 메모를 남겼다. '당신은 무슨 책을 읽나요?'라고.

  그 당시엔 이것에 관한 글을 써야지, 라고 생각하고 저장해뒀었는데, 어제 그게 기억이 났다. 그래서 이제서야 쓰게 되었다. 서점을 가면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있다. 난 사실 교보문고의 그 북적북적함을 싫어 한다. 그래서 잘 가진 않지만, 그들이 무슨 책을 고르는지 살펴보는 특징이 있다. 이 사람은 어떤 책을 볼까, 그러면서 그 사람이 들었던 책이 어떤 것인가 나도 한번 살펴보게 되고. 작년 중순 즈음, 그 당시 여자친구와 서점 순방을 하다가 너무 힘들어 해서 앉아 있었던 기억이 난다. 한 때 양장을 너무 좋아해서 인지는 몰라도 "열린책들"이란 출판사를 좋아했었다. 그때도 우연히 그 출판사 코너였는데, 누군가가 내 앞에서 어떤 노란 책을 뽑아서 살펴보더니 들고 갔더라. 난 그래서 뭐지 하고 봤는데 '루이스 세풀베다' 라는 이름도 특이하고 처음 들어 보는 작가의 소설이었다. 제목은 <연애소설 읽는 노인>. 표지도 솔직히 좀 촌스러웠고, 뭘까 이거, 라는 호기심에 고르게 되었는데, 나중에 내가 좋게 본 소설 중에 하나가 될 줄이야. 어쩌면 지금까지 책 읽어 온 것들 중에 3, 40퍼센트는 그러한 우연의 결과 얻어 진게 아닐까 싶다. 그래서 난 변태성향때문이 아니라, 정말 순수한 책에 대한 열망과 호기심에서 비롯된 '남이 뭐보나 병'에 걸려서 흘끔 흘끔 쳐다보게 된다.

  그런데, 당신은 정말 무슨 책을 읽으세요?



 

by James | 2006/12/01 20:00 | [소소한 일상] | 트랙백(2) | 덧글(30)

트랙백 주소 : http://rockermin.egloos.com/tb/2817781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Tracked from 이오공감의 흔적 at 2006/12/02 12:02

제목 : 2006년 12월 2일 이오공감
&lt;디파티드&gt; 비열함만이 가득한 거리  by 푸르미'아우라'란 말을 찾아보면 이렇게 나온다. "예술 작품에서 흉내 낼 수 없는 고고한 그것만의 분위기." 실제 예술 작품을 직접 보고 받는 그 느낌을 말하는...무슨 책을 읽으시나요?  by James이미 꽤 시간이 지난 일이지만, 혼자서 카메라를 들고 종로3가에서 을 보고, 그곳을 거쳐서 서울 역사 박물관 근처까지 걸어 갔었다. 내가 정말 서울와서 뻔질나게...당신은 지워졌습니까?  b......more

Tracked from piccola soff.. at 2006/12/02 18:18

제목 : [트랙백] 내가 읽는 책은?
무슨 책을 읽으시나요? 저는 묘한 취미가 하나있습니다. 도서관에서 또는 카페에서 옆에 누가 앉으면 그 사람의 책을 보면서 그 사람의 전공을 가늠해봅니다. Calculus, Biology, Nursing등등.. 학구적인 서적이 아닌 경우에는 그 사람의 책에 따라서 그 사람의 분위기를 가늠해보기도 하고요... 물론 추측이라는 것이 굉장히 위험하지만 그래도 재미나는 과정입니다. 제가 독서라는 것을 심각하게 시작한 것은 대학졸업이......more

Commented by Elliott at 2006/12/01 20:46
얄팍한 인문서나 사회과학책들을 주로 읽는 편인데, 몇 달 전부터 사두고 시도하지 못한 히라노 게이치로의 '장송'을 다시 한 번 시도해야겠다는 생각이 스칩니다.
근데 요즘에는 왜 그리 소설이 잘 읽히지 않는지.;;;
Commented by 작은날개 at 2006/12/01 21:17
아...저도 인문서나 사회과학 서적을 읽긴 읽는데 예전만큼 잘 읽히진 않네요...
아마도 공부가 부족한 탓인지....-_-;;;
요즘엔 그냥 잘읽히는 추리소설 정도.....읽고 있네요..ㅋ

참....링크해 갑니다..ㅋ
Commented by 아이비 at 2006/12/01 23:10
왕초보 주식투자 따라하기/ 2002 황순원 문학상/을 읽고 있습니다. 실기에 도움이 될까 해서 주로 한국문학 평론집을 읽는 편이고 실용서 위주로 읽습니다. 소설은 별로 땡기지가 않고, 학교에서는 돌아다니는 소년만화를 봅니다.
Commented by 맨손 at 2006/12/01 23:45
선형대수와 군^^;;;;; 전공 책이지만 재미있는 책이에요. 어려울 때도 있지만, 올해 들어서 교양고학서를 보는 적도 꽤 있지요. 파인만의 무지개, 로버트 러플린이 쓴 새로운 우주-다시 쓰는 물리학 이 지금 꽂혀 있는 책입니다.
Commented by James at 2006/12/02 00:03
Elliott - 엘리엇님은 그러실 줄 알았어요 허허..^^; 버릇인거 같애요 정말, 책은.

작은날개 - 반갑습니다. 왜 작은날개 이실까요?

아이비 - 주식투자 따라하기, 이런 책들은 한번도 본적이 없어서; 소설을 다들 기피 하시네요.

맨손 - 파인만씨 농담..어쩌고 하는 책을 추천받고 읽다가 놓아 버렸었죠. 저도 물리 좋아 한답니다. <과학콘서트> 정도가 저한테 딱 맞았다 생각해요..ㅡㅜ
Commented by 아이비 at 2006/12/02 00:25
소설 엄청 좋아하는데, 보고 있자면 재미있을수록 잘 쓴 글일수록 보면서 스트레스 받습니다. 필사용이나, 잡고 공부할 것 아니면 잘 안 보려고 하죠.
Commented by 이샤 at 2006/12/02 01:32
저는 소설만 보게 되요. 연말되니까 책결산 하려고 읽은 책 목록을 훑어봤는데 출판사들이 문학동네 창작과비평사 문학과지성사 문학사상사 에 몰려있었어요. 핫핫.
Commented by James at 2006/12/02 08:16
아이비 - 스트레스를 존경 혹은 배울점으로 전환하는 마인드를 가져보세요. 요즘도 글 쓰시는 분들 그거 하시나요? 한 작가의 글을 그대로 옮겨 적어 보는 거. 좋은 결과 있으시길.

이샤 - 문학과지성사 빼곤 저도 좋아하는 출판사군요. 싫어 한다기 보다, 잘 안접해봐서 ^^;
Commented by simamoto at 2006/12/02 09:53
저는 스터디가 2개(실질적으론3개)가 있어서 스터디 책읽기에 급급합니다;; 이번주만해도 성의역사(푸코)와 라캉과 정신의학(부르스핑크)과 문예사3(하우저)을 읽어야한답니다(-_-) 예전엔 소설을 참 많이 읽었는데, 요즘은 딱히 땡기는작가가 없군요;; (혹시 괜찮은 소설책이나 작가가 있으면 저에게 추천 좀 해주세요. ^-^/)
Commented by 만월님 at 2006/12/02 12:46
요즘 감정이 메말라서 집히는 대로 읽고 있습니다. 요즘은 하루에 한 1.5권정도 읽는 것 같은데.. -_-;
전 주로 문학동네에서 나온 책을 선호하는지라. 그다음이 창비... 개인적으로 소담의 미니북씨리즈도 참 좋아해요. 예쁘달까? ㅎㅎ
책의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가 진열의 기능이라고 생각해서 표지를 보고 고르는 경향도 있구요... 양장을 사다보면.. 책값의 압박에 시달린답니다..덜덜..
Commented by 하크렌 at 2006/12/02 13:46
안녕하세요, 이오공감 보고 왔습니다.
저도 '남이 뭐보나 병'이 있습니다. 지하철에서 제가 읽었거나 아는 책을 읽는 사람을 보면 괜히 반가운 기분이 들더군요 :)
Commented by 강설 at 2006/12/02 14:58
이오공감 보고 왔습니다. ^^; 전 주로 이런저런 흥미위주의 책들을 읽어요. 그리고 예전에도 지금도 열린책들 출판사 좋아합니다. 폴오스터를 좋아해서 -_-a 요즘은 열린책들에서 외국의 페이퍼북같은 형태도 내더군요. 그 심플함에 끌려서 장미의이름이있는데도 불구하고 또 샀습니다; 가격도싸고 가지고다니면서 읽기도 좋기에..
Commented by 용두 at 2006/12/02 14:58
저는 요즘 오르한 파묵의 "내 이름은 빨강"을 읽고 있습니다. 다 읽으면 후기 올릴테니 제 블로그도 한번 와주세요~~
Commented by climber at 2006/12/02 16:40
'아인슈타인의 꿈' 마침 다 읽고 요즘엔 '과학은 예술이다' 읽고 있습니다. 요즘 과학관련 책만 읽어서리 좀 인문이나 사회과학 쪽 특히 경제분야 책을 읽어야겠다는 다짐만 하고 있는 중입니다. ^^
Commented by 금숲 at 2006/12/02 22:03
최근엔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왕/안티고네 , 아이스퀼로스의 아가멤논/코이로포이 - 4개실린 그리스 희곡집 빌려 읽었어요 ^^

천병희 씨는 원전번역의 독보자이시라해서 처음읽어봤는데 매우 깔끔하고 좋네요. 연말에 이분이 옮긴 일리아드라든가 뭔가 하나 지를까 생각중입니다.
Commented by Elliott at 2006/12/02 22:06
제임스님 와우 이오공감이군요. 축하드립니다 ^^ (쏘세요~~하하 ;;)
Commented by Jaeoh at 2006/12/02 23:57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Classical electrodynamics(Jackson)... 재미있는 책이예요.
Commented by 히요 at 2006/12/03 00:10
이오공감 타고 들렀습니다. 지하철 타면 옆 사람이 무슨 책을 읽나 곁눈질로 줄줄 따라 읽곤 하지요 ^^

요샌 버스안에서 「범죄학개론」을 펼쳐 보고 있다지요.
Commented by RilkesJazz at 2006/12/03 00:28
저두 책 좋아해요.ㅋ
단지 책이 좋아서 예전에 출판사에서 일하고싶다는 생각을 진지하게 했던 적도 있다는.후훗. 교수님이 출판사에 다리까지 놔주셨었죠;
요즘 도스토예프스키 전집을 독파중입니다~
추천드려요. 도스토예프스키의 날카롭고 섬세한 인물 표현과, 기대하지 않던 곳에서 터져나오는 재치넘치는 대사와 상황설정, 유머 그런 것들이 참 좋답니다.

혹시 '거장과 마르가리타'라는 책 보셨나요?
이것 정말 '물건'입니다!
제가 모스크바에서 돌아온지 얼마 안됐다보니까,
맨 러시아 소설류만 읽고 있는 중이지만.(그 곳이 너무 그리워서요)
이 책은 정말 추천드려요.
꽤 오래 전의 책임에도 불구하고 조지 오웰의 1984에 버금가는! SF소설입니다~
(장르란 설정하기 나름인 거죠~ㅋ)
Commented by marlowe at 2006/12/03 00:45
만화, 잡지, 수필, 종교, 심리학 등등 잡다합니다.
경제, 처세술, 컴퓨터, 어학 등 공부하려고 산 책은 안 읽히는군요.
소설도 1년에 한 편 읽을까말까해요. 시간낭비라는 느낌이라서요.
Commented by 은혈의륜 at 2006/12/03 04:10
같은 병을 가지신 분을 만나서 반가워요- 전 최근에 가장 좋게 읽은건 '나를 운디드니에 묻어주오' 였어요. 절절해서, 펼치면 끝내야 직성이 풀리는 제 습관이 없어질 만큼 감정이 격해지는 책 이었어요. 그나저나 그 병은 저 혼자만 아니라서 다행입니다...
Commented by James at 2006/12/03 12:28
simamoto - 시마모토님에게 책 추천 하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님을 알기에; 그렇게 스터디 하실 수 있는 것도 책을 빨리 읽으시기 때문이겠죠?

만월님 - 진열의 기능을 저도 무시하진 않습니다, 으윽. 하루에 1.5권이라니; 부럽습니다. 그리고 반갑습니다. ^^

하크렌 - 가끔은 우월감에도 빠지죠; 하하. 반갑습니다 ^^
Commented by James at 2006/12/03 12:31
강설 - 페이퍼북이나 문고반 같은 게 한국에도 널리 퍼지면 좋겠지만, 워낙 책을 안읽는다 안읽는다 하니까.. 폴오스터 <뉴욕 3부작>을 다시 읽어야 할텐데 한번 겁먹고 났더니 쉽게 안되네요. 반갑습니다 ^^

용두 - 저도 글자 10에 표지 없이 독후감 10장을 써야 한다는 압박에 그 책을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첨엔 참 의아 했었는데, 왜 터키가 동양적일까 라구요, 허허. 잼있게 읽으시고 좋은 글 부탁드려요, 반갑습니다 ^^

climber - 저도 과학 관련 책을 좋아 하는데, 일정 이상은 힘들더라구요. <아인슈타인의 꿈>이 괜찮은가 봐요, 얼마전에 이글루에 누가 리뷰 올리셨던데. 반갑습니다 ^^
Commented by James at 2006/12/03 12:33
금숲 - 전 건국대학교 출판부 였던가, 거기서 내는 원전번역을 좋아했습니다. 교수님이 추천해주셨거든요. 전 <오뒤세이아> 읽었거든요. 그 버전도 괜찮으니까 한번 보시면 좋으실꺼예요. 반갑습니다 ^^

Elliott - 제가 쏴야 되면 엘리엇님은.. 쿠쿠 고맙습니다 ^^;;

Jaeoh - 박민규의 소설은 저도 사 놓은지라 곧 읽게 될것 같습니다. 기대 많이 하고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
Commented by James at 2006/12/03 12:36
히요 - <범죄학개론>은 어떤 책일까요? <살인자와의 인터뷰>던가 하는 책이 보고 싶긴 한데, 왠지 무섭기도 하고 그렇네요. 김장훈이 그 책의 리뷰를 부탁받았다가, 책 읽다 덮었답니다. 할 얘기가 한마디 밖에 없다고. 어렸을 적 교육이 제일 중요하다고 ^^;, 반갑습니다.

RilkesJazz - 러시아 갔다 오셨나봐요, 우와. 저도 도스또예프스키의 작품을 보고 싶지 않은 건 아니예요. 열린책들 에서 나온 전집을 사고 싶었는데, 이젠 재판하지 않는다고 하더라구요, 에구. 전 <가난한 사람들> 읽다가 중간에 그만둔 기억이..

marlowe - 소설이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시는 것, 이해합니다. 저도 그런 딜레마에 빠진 적이 있었거든요. 과연 소설이 나에게 무엇을 남길 수 있을까, 라구요. 근데, 책 읽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었고, 하나의 유희활동으로 남겨두니까 마음이 가벼워지더군요.
Commented by James at 2006/12/03 12:37
은혈의륜 - 추천 해주시는 책들 보면 다들 스펙트럼이 넓다고 느껴지네요. 제 식견이 짧아서 인진 몰라도 처음들어 보는 책이라.. 한번 보겠습니다, 정말. 반갑습니다 ^^ 아마 그런 병을 가지신 분들이 많지 않을까요? 허허..
Commented by 니야 at 2006/12/05 15:52
지금 읽는 책은 오에 겐자부로의 '체인지링' 입니다. 슬퍼요 슬퍼. 나이 든 작가만이 뽑아낼 수 있는 힘이 있어요
Commented by James at 2006/12/10 13:09
니야 - 가벼움에서 무거움사이를 쉽게 오가는 니야님이 부럽네요..^^
Commented by epaldks44 at 2007/05/04 03:43
난 이상한 책을 좋아한다.... 한때에는 가학적인 소설에 빠졌었다. 무라카미류? 하여튼 비롯한 시체에 관한거...고문에 관한것도 읽어봤다. 근데 역시나 별거 없더라구요~~음 내가 좋아하는 책은
조선시대 및 현대 역사책이랑 여행책 요새는 터키에 빠져있었고 또 파울로 코엘료 책이랑 장르를 가리지 않죠 14권짜리 드래곤 자랴~서 부터 시작해 100만번 산 고양이 동화책까지~
Commented by James at 2007/05/04 11:21
epaldk44 - 다양함은 어쩌면 생명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독서에서. 거기에 깊이까지 더한다면..^^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