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2월 01일
무슨 책을 읽으시나요?
이미 꽤 시간이 지난 일이지만, 혼자서 카메라를 들고 종로3가에서 <금발의 초원>을 보고, 그곳을 거쳐서 서울 역사 박물관 근처까지 걸어 갔었다. 내가 정말 서울와서 뻔질나게 다녔고, 교보문고 가려고, 종로3가에서 지하철을 갈아타기 위해 그 긴 환승로를 걸었던 시간도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2년이 끝나가고 있다(지금이야 종각에서 그냥 걸어 가는 길을 알지만). 어쨌든, 성곡미술관 근처에 커피집이 있는데 예전부터 근처까지 갔다가 돌아온 기억이 있어서 혼자 가려고 갔었다. 그러다 집으로 되돌아 오라는 호출에 또 못가긴 했지만, 어쨌든. 그렇게 다시 종각역으로 걸어오다가 광화문 큰 도로에서 신호등앞에 멈췄다. 그 때 건너편에선 어떤 여성분이 가슴켠에 책 2, 3권을 품고 기다리고 있었다. 띠지가 둘러져 있는 걸 보니 지금 샀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신호가 바뀌어 건너면서 지나치고 있었다, 그러면서 나도 모르게 무슨 책인가 흘끗 쳐다 봤는데, 아슬아슬하게 제목만 가려져 있었다. 그리곤 핸드폰에 메모를 남겼다. '당신은 무슨 책을 읽나요?'라고.
그 당시엔 이것에 관한 글을 써야지, 라고 생각하고 저장해뒀었는데, 어제 그게 기억이 났다. 그래서 이제서야 쓰게 되었다. 서점을 가면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있다. 난 사실 교보문고의 그 북적북적함을 싫어 한다. 그래서 잘 가진 않지만, 그들이 무슨 책을 고르는지 살펴보는 특징이 있다. 이 사람은 어떤 책을 볼까, 그러면서 그 사람이 들었던 책이 어떤 것인가 나도 한번 살펴보게 되고. 작년 중순 즈음, 그 당시 여자친구와 서점 순방을 하다가 너무 힘들어 해서 앉아 있었던 기억이 난다. 한 때 양장을 너무 좋아해서 인지는 몰라도 "열린책들"이란 출판사를 좋아했었다. 그때도 우연히 그 출판사 코너였는데, 누군가가 내 앞에서 어떤 노란 책을 뽑아서 살펴보더니 들고 갔더라. 난 그래서 뭐지 하고 봤는데 '루이스 세풀베다' 라는 이름도 특이하고 처음 들어 보는 작가의 소설이었다. 제목은 <연애소설 읽는 노인>. 표지도 솔직히 좀 촌스러웠고, 뭘까 이거, 라는 호기심에 고르게 되었는데, 나중에 내가 좋게 본 소설 중에 하나가 될 줄이야. 어쩌면 지금까지 책 읽어 온 것들 중에 3, 40퍼센트는 그러한 우연의 결과 얻어 진게 아닐까 싶다. 그래서 난 변태성향때문이 아니라, 정말 순수한 책에 대한 열망과 호기심에서 비롯된 '남이 뭐보나 병'에 걸려서 흘끔 흘끔 쳐다보게 된다.
그런데, 당신은 정말 무슨 책을 읽으세요?
# by | 2006/12/01 20:00 | [소소한 일상] | 트랙백(2) | 덧글(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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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트랙백] 내가 읽는 책은?
무슨 책을 읽으시나요? 저는 묘한 취미가 하나있습니다. 도서관에서 또는 카페에서 옆에 누가 앉으면 그 사람의 책을 보면서 그 사람의 전공을 가늠해봅니다. Calculus, Biology, Nursing등등.. 학구적인 서적이 아닌 경우에는 그 사람의 책에 따라서 그 사람의 분위기를 가늠해보기도 하고요... 물론 추측이라는 것이 굉장히 위험하지만 그래도 재미나는 과정입니다. 제가 독서라는 것을 심각하게 시작한 것은 대학졸업이......more
근데 요즘에는 왜 그리 소설이 잘 읽히지 않는지.;;;
아마도 공부가 부족한 탓인지....-_-;;;
요즘엔 그냥 잘읽히는 추리소설 정도.....읽고 있네요..ㅋ
참....링크해 갑니다..ㅋ
작은날개 - 반갑습니다. 왜 작은날개 이실까요?
아이비 - 주식투자 따라하기, 이런 책들은 한번도 본적이 없어서; 소설을 다들 기피 하시네요.
맨손 - 파인만씨 농담..어쩌고 하는 책을 추천받고 읽다가 놓아 버렸었죠. 저도 물리 좋아 한답니다. <과학콘서트> 정도가 저한테 딱 맞았다 생각해요..ㅡㅜ
이샤 - 문학과지성사 빼곤 저도 좋아하는 출판사군요. 싫어 한다기 보다, 잘 안접해봐서 ^^;
전 주로 문학동네에서 나온 책을 선호하는지라. 그다음이 창비... 개인적으로 소담의 미니북씨리즈도 참 좋아해요. 예쁘달까? ㅎㅎ
책의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가 진열의 기능이라고 생각해서 표지를 보고 고르는 경향도 있구요... 양장을 사다보면.. 책값의 압박에 시달린답니다..덜덜..
저도 '남이 뭐보나 병'이 있습니다. 지하철에서 제가 읽었거나 아는 책을 읽는 사람을 보면 괜히 반가운 기분이 들더군요 :)
천병희 씨는 원전번역의 독보자이시라해서 처음읽어봤는데 매우 깔끔하고 좋네요. 연말에 이분이 옮긴 일리아드라든가 뭔가 하나 지를까 생각중입니다.
요샌 버스안에서 「범죄학개론」을 펼쳐 보고 있다지요.
단지 책이 좋아서 예전에 출판사에서 일하고싶다는 생각을 진지하게 했던 적도 있다는.후훗. 교수님이 출판사에 다리까지 놔주셨었죠;
요즘 도스토예프스키 전집을 독파중입니다~
추천드려요. 도스토예프스키의 날카롭고 섬세한 인물 표현과, 기대하지 않던 곳에서 터져나오는 재치넘치는 대사와 상황설정, 유머 그런 것들이 참 좋답니다.
혹시 '거장과 마르가리타'라는 책 보셨나요?
이것 정말 '물건'입니다!
제가 모스크바에서 돌아온지 얼마 안됐다보니까,
맨 러시아 소설류만 읽고 있는 중이지만.(그 곳이 너무 그리워서요)
이 책은 정말 추천드려요.
꽤 오래 전의 책임에도 불구하고 조지 오웰의 1984에 버금가는! SF소설입니다~
(장르란 설정하기 나름인 거죠~ㅋ)
경제, 처세술, 컴퓨터, 어학 등 공부하려고 산 책은 안 읽히는군요.
소설도 1년에 한 편 읽을까말까해요. 시간낭비라는 느낌이라서요.
만월님 - 진열의 기능을 저도 무시하진 않습니다, 으윽. 하루에 1.5권이라니; 부럽습니다. 그리고 반갑습니다. ^^
하크렌 - 가끔은 우월감에도 빠지죠; 하하. 반갑습니다 ^^
용두 - 저도 글자 10에 표지 없이 독후감 10장을 써야 한다는 압박에 그 책을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첨엔 참 의아 했었는데, 왜 터키가 동양적일까 라구요, 허허. 잼있게 읽으시고 좋은 글 부탁드려요, 반갑습니다 ^^
climber - 저도 과학 관련 책을 좋아 하는데, 일정 이상은 힘들더라구요. <아인슈타인의 꿈>이 괜찮은가 봐요, 얼마전에 이글루에 누가 리뷰 올리셨던데. 반갑습니다 ^^
Elliott - 제가 쏴야 되면 엘리엇님은.. 쿠쿠 고맙습니다 ^^;;
Jaeoh - 박민규의 소설은 저도 사 놓은지라 곧 읽게 될것 같습니다. 기대 많이 하고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
RilkesJazz - 러시아 갔다 오셨나봐요, 우와. 저도 도스또예프스키의 작품을 보고 싶지 않은 건 아니예요. 열린책들 에서 나온 전집을 사고 싶었는데, 이젠 재판하지 않는다고 하더라구요, 에구. 전 <가난한 사람들> 읽다가 중간에 그만둔 기억이..
marlowe - 소설이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시는 것, 이해합니다. 저도 그런 딜레마에 빠진 적이 있었거든요. 과연 소설이 나에게 무엇을 남길 수 있을까, 라구요. 근데, 책 읽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었고, 하나의 유희활동으로 남겨두니까 마음이 가벼워지더군요.
조선시대 및 현대 역사책이랑 여행책 요새는 터키에 빠져있었고 또 파울로 코엘료 책이랑 장르를 가리지 않죠 14권짜리 드래곤 자랴~서 부터 시작해 100만번 산 고양이 동화책까지~